[일간스포츠 이형석]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선수 KIA 최향남(42)의 별명은 풍운아다. '퇴근본능' '향운장(술이 식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돌아온 관운장에 빗댄 별명)' 등의 별명도 갖고 있지만 '풍운아'라는 이미지가 가장 세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늘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해 온 굴곡진 야구인생 때문이다. '풍운아'는 부상을 안고서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최향남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KIA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그는 "지금 당장 마운드에 서도 괜찮다"고 할 만큼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일찍 몸을 만든 상태다. 최근 불펜투구에서는 100개까지 던졌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시즌 개막일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페이스다.
최향남은 지난해 6월 테스트를 받고 KIA에 입단했다. 이후 한기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8월까지 1승1패9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지켰다. 지난해 7월25일에는 41세 3개월 27일의 나이에 세이브를 추가해 송진우의 종전 기록(41세 3개월 15일)을 넘어 역대 최고령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9월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며 무너졌다. 최향남은 지난 2011년 '팔꿈치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피칭 시 통증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태'라는 검진 결과를 받고 롯데에서 방출된 적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향남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찍 몸을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로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눈 도장을 찍기 위함이다. 최향남은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최향남은 더 이상)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나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할 수 있게끔 돕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내 몸에 대한) 확실함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은 지금도 안고 있다. 그는 "통증은 아직도 남아있다. 의사가 수술을 권했지만 나이를 고려할 때 일단 재활로 몸을 만드는 게 낫지 싶었다"고 했다. 그는 "아직 해 보고 싶은 게 많다. 팬들에게 멋진 승부도 보여주고 싶다. 아직도 야구 열정은 넘친다"며 "마음 같아서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같은 국제대회에도 도전하고 싶지만, 그게 어디 쉽겠나"라며 아쉬워했다.
KIA로서도 올 시즌 최향남의 활약이 중요하다. KIA는 9개 구단 최고의 선발진을 갖고 있지만 중간 계투진과 마무리 투수진은 여전히 숙제다. 뒷문은 김진우나 앤서니 르루 중 한 명이 지킬 예정이지만 허리진 보강도 시급하다. 선동열 KIA 감독이 "지금 중간계투 중에 남아있는 선수는 유동훈 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 베테랑 최향남이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된다. 최향남은 "몸을 잘 만들어서 지난해만큼은 하고 싶다. 부상만 없다면 올해 뿐만 아니라 계속 던지고 싶다"며 "중간과 마무리만 보완되면 우리 팀은 우승할 수 있다. 내가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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